아로마스토리

아버지의 마음으로 향기를 전합니다

 향기를 맡았을 때 어떤 향기인지를 구분하고 그것을 느끼게 되는 것은 후각신경을 통해 변연계의 편도체와 해마에 도달했을 때 알게 된다. 이러한 작용은 결국 기억과도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외국에서 오랫동안 살게 된 사람들이 가끔 한국인이 하는 식당을 지나면서 맡게되는 된장국 냄새나 김치냄새 때문에 고향을 떠올리고 가족을 떠올리게 된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된다. 
 
​2014년 가을 어느날, 남해에 있는 바닷가 마을의 ​작은 집에 들렀을 때였다. 그곳은 처음이었고 그곳에 사는 분들도 처음 뵙게 되었다. 그집 문을 들어서면서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물이 날 것 같은 마음 상태가 되는 것이었다. 무엇때문인지 스스로도 당황스러운 시간이었다. 알고보니 그집에 오래된 천리향 나무가 있었고 그 향기가 내 코를 자극했던 것이다. 천리향은 내게 어떤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1977년 여름 어느날 우리집 대문위에 작은 장독대와 나무 몇그루 심을 수 있는 화단이 있었다. 갑자기 아버지께서 나를 부르셨다. 그리고 " 창실아, 아버지가 너를 위해 천리향을 심었다. 너는 앞으로 살아가면서 이 나무처럼 삶의 향기가 천리만리 퍼지는 아름다운 향기를 가진 사람이 되어라"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 큰딸인 나를 너무 사랑하고 아껴주시던 아버지는 이 소중한 기억을 내게 남기고 1977년 9월에 우리가족곁을 떠나셨다. 너무도 그리움에 사무치는 시간들때문에 힘들었었는데.... 벌써 40년이나 지나간 시간들이 되었다.  
 
​천리향은 이렇게 오래된 기억을 끄집어 내고, 더불어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내 마음을 자극하여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어버린 것이다. 정말 향기의 힘이 놀랍다는 것을 다시금 알게 되었다. 
 
​오늘 나는 나와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 특히 가족들을 위해 어떤 향기를 피우고 있는가? 누군가가 나를 기억해준다면 그것은 어떤 향기일까? 매일 아로마의 좋은 향기를 사용하고 있지만, 내가 발향하고 있는 향기는 무엇인지... 오늘 다시금 나를 돌아보면서 나를 알고, 나를 만나는 사람들에게 아릅답고 소중한 기억이 될 수 있는 향기가 되고 싶다.